2002

2002년 월드컵! 어떻게 응원하셨나요?

논문쓰면서요. -_-;

월드컵의 기억은 논문과 함께 시작합니다.
폴란드전날이 논문마감일이었고 다음날 발표해야하는 상황에 시간은 점점 밤을 향해 깊어지고 있었으니.
한해 삽질의 결과를 마지막으로 결론을 정리하기위해 힘을 내면서 등뒤로는 창밖 저 멀리 아래쪽(실험실이 꼭대기) 야외스크린을 설치해놓은 곳에서 밀려오는 함성소리를 듣고있었지요.

부러웠지만 나도 함께 힘내고 있는 것이라는둥 우리는 함께 뛴다는둥 해가며, 역시 내일 발표가 있는 다른 친구와 함께 실험실에 앉아 정리를 했던 생각이 나네요. 오히려 적막하지 않아서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다음날 무사-히 발표를 마치고 그 후부터 십년지기 친구와 시청 시작.
처음에는 둘이서 삼계탕집가서 영양보충하면서 아무도 없는 한산한 식당에서 한가로이 저렴한 삼계탕을 뜯으며 보았고, 그 다음부터는 단대 사람들이랑 큰 시청각실에서 보았는데 역시 여-럿이 보니 더 재미있더라구요.


'ㅂ' 뭐 그때까지만 해도 규칙 이런거도 잘 몰랐고 대강 어렴풋이 알기 시작했다고나. 월드컵이 끝날때쯤에는 보다보니 다 알게 되어버렸지만요.

역시 여럿이 논다는게 재밌었던거 같아요. 서울에서는 난리가 났는데 뭐 그런 곳에 일부러 가 낑겨서 납짝쿵 되는거 싫고 멀어서 화면도 안보일테고 체력도 모자르고. 학교에서 놀았으니 그정도가 딱 취향에 맞음.



거리파티도 봤는데, 다들 기뻐서 거리로 뒷풀이처럼 나가서 학교앞길에서 짧게 왔다리 갔다리 하더라구요. 그때 실험실 비품 -_-;; 돼지털 카메라 들고 나와 그 광경 좀 찍고 돌아다녔지요. (파일은 세월속에 다 날아간지라 남은게 없..)

그 다음에 이겼을 때는 본격적으로 시내한바퀴를 행진했지요. 경찰들이 안전차원에서 여기저기 한명씩 서있고, 죽 줄을 지어서 차들 다니는 한옆으로 중앙선 쪽으로 갔는데. 지나가다보니 클랙숀으로 박자 울려주시는 사람도 꽤 많고 차설때 벌떡 내려서 외치시는 분도 있고 푸히힛.
여튼 처음에는 중심가로 가서 돌아올땐 찻길 아닌 변두리로 해서 한바퀴 돌았지요.

남학생 둘이 길에서 주운; 생활정보지 놓는 쇠로 된 무거운 네모난 깡통;; 그거 둘이서 다리 한짝씩 들고 막대로 치면서 임시 악기를 만들어서 박자를 치면서 가더군요. (다음날 팔 좀 아팠겠군~) 그때가 제일 신났어요.

보다보니 우리나라 경기뿐 아니라 관심있는 나라 경기도 보게 되었고. 아일랜드 경기는 제과점 앞에서 덜덜떨며 서서 전후반 모조리 보고 간적도;



뭐 그래서 서울에서는 뭐했는지는 TV로 본거밖엔 잘 몰라요. 만들어지는 것보다는 만들어가는 것을 사랑하기에 그냥 그 때가 좋았어요. 올해는 초장부터 쌈질이니 어찌 되려는지 =_- 복사판도 싫고, 떡 고물 뜯어가는 놈도 싫고, 이변이 없으면 엔간하면 집에 있을랍니더.

by 금숲 | 2006/03/01 02:35 | 파스 갈렌으로(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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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길라엔 at 2006/03/01 18:23
그 땐 축구가 왜 그렇게 짧고 재밌었는지... 지금은 보고 있으면 너무 졸려서 10분안에 자요.
Commented by albatros at 2006/03/02 01:43
8강전 보러 광주 내려가느라 논문 중간 발표를 쨌는데, 교수님이 노발대발하신 덕분에 논문이 날아갈 뻔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정말 다들 미쳐 있었나봐요. 평생 다시는 그렇게 미쳐 날뛰지 못할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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