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는 < 나니아 연대기 ~ 사자와 마녀와 옷장 >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조지 헨리, 윌리암 모슬리, 스칸다 케인즈, 안나 포플웰, 틸다 스윈튼 / 앤드류 아담슨
나의 점수 : ★★



전에 내가 썼던 글들을 다시 한번 보니 나니아 영화의 문제가 더 뚜렷하게 보인다.

나니아 영화 최고의 문제는 반지를 따라했다는 것이다. =_-


반지 영화의 강점은 리얼리티다. 그것은 톨킨이 추구했던 이상이므로, 옳은 선택이었다. 톨킨 작품의 핵심은 결코 랄라라한 동화나라가 아니다. 그래서 윙넛 팀은 빤따스띡하게 보일 수 있는 요소들은 그냥 털어 내고 핵심에만 집중했다. (톰 봄바딜 역시, 그런 점에서는 털어 내야 할 이야기였다.)

그러나 나니아의 강점은 리얼리티가 아니다. 나니아야말로 환상성이 강점이다. 가로등에서 짤라 낸 쇠막대를 던졌는데 그게 싹이 터서 가로등이 자라고 사자와 곰과 비버가 말을 하는데 무슨놈의 리얼리티를 찾나.


루이스 씨의 주절거림은 과감히 털고(엥) 루이스씨가 만들어낸 골져스하게 환상적인 면모에 집중했어야 했다. < 톨킨과 루이스 > (국내 제목은 <루이스와 톨킨>이지만 원제는 순서가 반대다. 메롱) 를 읽고있으니 더욱더 그랬어야 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톨킨이 날카로운 눈으로 사물의 속을 들여다보는사람이었다면, 루이스씨는 사물을 정면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눈이 나쁘기 때문에 대신 여러 가지 안경을 통해 사물을 봄으로써 아름다움을 발견하려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톨킨의 작품 역시 루이스에게는 하나의 훌륭한 안경이었다.

게다가 반지와 '같은' 방식을 사용해서 단시간에 훌륭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은 삽질이다. 나니아를 보면, 앞부분은 상당히 집약적이고 훌륭한 아트를 보여주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힘이 떨어져 영화가 흐리멍텅해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안 될 거면 첨부터 하질 말어~

훨씬 저예산으로도 더 나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 나니아로서는, 반지나 해리포터보다는 과거의 진짜 판타지 영화들의 예를 참고해야 한다. 과거의 스필버그라면 훨씬 제대로 잡았을 것이다. 나니아가 리얼리티에 기대게 되면, 거기에 따라오는 '밋밋한' 카메라 시선으로는 아이 배우들의 감정연기에 상당량을 의지해야만 하는 결과를 낳는데, 아이 배우의 연기로 좋은 결과를 낸다는게 얼마나 힘든가? 그게 아니다. 연출로 감정을 이끌고, 카메라가 울고 웃고 뛰고 고민해야 한다. <네버엔딩 스토리>, <후크>, <구니스> 등을 참고하여야 했다.



사족 : 영화뿐 아니라 국내 나니아 책의 홍보 역시 반지에 편승하려다 헛짓한 경우다. < 톨킨과 루이스 >를 제대로 읽어 보니까, 톨킨이 1차대전 전선에서 병이 심하게 나 집에서 요양하면서 가운뎃땅 시리즈의 주요 초안들을 쓰고 있는 동안 루이스씨는 전선을 왔다갔다했다는데 무슨놈의 나니아가 반지의 원형이라고 뻥을 치냐. 그땐 둘이 아직 만나지도 않았다고.

관련 글 : 사자와 마녀와 옷장 영화 감상
나니아 연대기 책 감상
뭐? 나니아가 반지의 제왕에 영향을 줘?

by 금숲 | 2006/08/15 18:28 | 보고듣고읽기(영화책글그림)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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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길라엔 at 2006/08/15 19:44
순간 '네버앤딩 스토리'를 '네버랜드를 찾아서'로 착각하고 덧글 달았다가 깨닫고 뻘쭘... (그러니까 본문과 상관 없는 덧글을 달려고 하던 자의 벌을..)
Commented by 금숲 at 2006/08/15 19:52
홍차 사줘.
Commented by 미리내 at 2006/08/16 02:22
나두 사줘.
Commented by PPANG at 2006/08/16 16:36
난 짚차 사줘
Commented by almaren at 2006/08/17 15:24
나니아는 웬지 정이 안가더라구요. (말썽부리던) 시공사 합본책 한권말고는 全無! -_-;;;
Commented by 카방클 at 2006/08/30 04:26
앍 너무 명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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